[그녀의 뜨락]/시가 있는 풍경

가난한 시인의 사랑

nlmiso 2006. 4. 25. 09:04

가난한 시인의 사랑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  함 영숙

 

 

 

 

사랑하지만

당신에게 줄 선물은

내맘에도 들지 않는

시詩 한편 밖에 없소

 

 

 

 

긴 편지로 사랑고백하기엔

허황된 현실 같고

짧은 시로 자백하기엔

하고 싶은 말 다 못할 것 같소

 

 

 

주고 싶은 것은 너무 많지만

세상에 내것은 아무것도 없소

내맘도 내것이라 말하기 어려우니

한편의 사랑시詩도

두렵기만 하다오

 

 

 

그러할 지라도

시인의 사랑을

오직 사랑을

시詩로만 올린다오

 

 

 

시가 바로 내 마음이요

내 사랑이기 때문이라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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